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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패스트패션 규제 법안 하원 통과

2024년 3월, 프랑스에서는 패스트패션을 규제하는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어요.[1] 이 법안은 조건에 부합하는 브랜드에게 한 물품당 5유로의 환경부담금을 부담해요(단, 제품 판매가의 50% 이내[2]). 환경부담금은 5년 안에 10유로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하죠. 상원 표결까지 거쳐서 법안이 발효된다면 의류 생산량과 신규 제품 회전 속도 등을 고려해 기준을 설정한다고 합니다. 법안 통과 당시에는 서구권 패스트패션 업체가 아니라 중국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쉬인이 타겟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어요.

프랑스에는 의류와 신발을 수선하는 비용을 보조하는 제도도 있어요.[3] 2023년 10월부터 시행된 보조금 제도는 소비자가 해당 제도에 참여하는 업체에서 수선하는 경우에 수선비 일부(6~25유로)를 돌려받도록 도와줘요. 수선비 보조를 위해 5년 동안 약 154만 유로의 예산이 투입된다고 합니다.

1. 촘촘해지는 해외 규제들

▷ EU EPR 규제 확대

EU는 2024년 3월에 기존 폐기물 관련 지침을 더 강력한 방향으로 개정했어요.[4] 특히 섬유와 음식물 폐기물에 관련해서 수정된 부분이 많았죠. 섬유 폐기물에 대해서는 EU 회원국들이 생산자 책임제도 확장(EPR, Extend Producer Responsibility)에 협의했어요. EPR은 제품의 생산자가 제품의 생애 전반에 관여하며 소비 이후의 단계까지 책임을 확장하는 것을 말해요.[5] 생산자가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환경에 대한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에요.

또한, 유럽연합 내에서 섬유를 판매하는 모든 생산자는 섬유를 모으고 분류하고 재활용하는 비용을 각각 따로 부담해야 해요. 2025년 1월까지 섬유 폐기물의 분리수거가 의무화될 예정인데, 재사용과 재활용률을 높이고 섬유 폐기물의 소각과 매립을 방지하기 위한 결정이에요.[6] 의류, 액세서리류, 이불, 커튼 등이 해당하고, 가죽과 고무·플라스틱 소재로 이루어진 섬유제품도 포함된답니다.

▷ 가치소비 및 중고거래의 확산

지난 몇 년간 이야기되던 가치소비의 흐름이 올해도 이어졌어요. 그중에서도 중고거래 시장은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새로운 문화가 되었어요.[7]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는 한정판 신발이나 의류를 소유하는 것보다 제품을 구입하고 경험하는 것에 관심을 둔다는 분석이 있어요. 중고 거래를 통한 제품 구입 경험이 MZ세대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죠.

중고거래의 확산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어요. 2023년 1~9월에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를 통한 중고 패션 거래액은 약 7,500억 원이었어요.[8] 중고 의류 거래 애플리케이션 ‘차란’은 2023년 8월에 론칭한 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약 8만 명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되었다고 해요. 이처럼 확산되는 중고 거래 트렌드에 대하여, 미국의 글로벌 중고 패션 플랫폼 ‘스레드업(ThredUp)’은 전 세계 중고 의류 시장의 규모가 2026년에는 2,180억 달러(약 290조 원)로 증가하여 전체 패션 시장의 18%를 차지할 거라고 예상하기도 했어요.

2. 양극화된 소비 트렌드, ‘가치소비’ vs ‘쉬인깡’

▷ 패스트패션을 넘어선 울트라-패스트패션의 확대

반면, 패스트패션을 넘어 울트라-패스트패션이 유행하기도 해요. 울트라-패스트패션을 디자인 단계부터 판매까지 모든 생산 과정이 2~4주 이내에 이루어져요. 중국의 쉬인(SHEIN), 영국의 부후(Boohoo), 홍콩의 엠미올(Emmiol) 등이 울트라-패스트패션 브랜드에 해당하는데, 쉬인의 경우 디자인부터 생산까지가 5~7일 안에 이루어지며 하루에 1,000~6,000개의 신상품을 업데이트하기도 하죠.[9] 의류업계의 전통적인 제품 생산 주기가 6~9개월이고, 패스트패션 브랜드에서도 약 5주 정도가 걸린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빠른 속도예요.

이렇게 만들어지는 옷은 저렴한 가격으로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패션 민주주의’라는 명목으로 환영받기도 해요.[10] 최근에는 저가 플랫폼에서 옷을 대량으로 구매한 후 택배를 뜯어보는 콘텐츠도 확산되고 있어요. 이때 다량으로 구매한 옷 중 입을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모두 버리는 문제가 발생하죠. 환경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폐의류는 2018년 6만 6,000t에서 2022년 10만 6,536t을 넘어서며 급증하고 있다고 해요. 또한, 옷을 다량으로 생산하면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도 문제가 돼요. 2021년 한 해에 쉬인이 내뿜은 이산화탄소는 약 630만 톤이라고 하죠.[12] 중고 의류를 재판매하거나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등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법적인 규제는 미비한 상황이에요.

▷ 바이오매스 기반 비건 레더 기술 개발 사업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바이오매스 기반 비건 레더 기술 개발 사업에 2028년까지 총 486억 원의 R&D 투자한다고 해요.[13] 식물성 섬유질(버섯 균사체, 폐배지 등) 원료를 활용하는 비건레더 제조 기술과 성능 평가 기반에 대한 지원사업이에요.

비건섬유 소재 실증 테스트 구축 사업에는 부여군이 선정됐어요.[14] 2024년 4월부터 2027년 말까지 부여군 규암면 아름마을에 비건레더용 소재 실증 테스트 베드를 구축할 계획이에요. 버섯 폐배지와 바이오매스 기반 원료를 활용하여 부직포 기재, 열가소성 필름, 소재 품질 인증 및 특성 분석 등을 지원하는데, 이 사업을 통해 버려지는 버섯 폐기물 연간 27만 톤을 친환경 비건 가죽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15]

부산시는 비건레더 기술개발 및 실증클러스터 구축 사업에 선정됐어요.[16] 2028년까지 총 250억 원을 투입해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미래 모빌리티용 비건레더를 개발하고, 실증 시험장(테스트베드)을 구축할 계획이죠. 기존의 식물유래 파우더를 활용한 비건레더가 물성적 한계로 인해 이동수단(모빌리티) 사업에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해당 산업에 적합한 고물성, 고물질의 비건레더를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에요.

3. 정책과 지원사업 돌아보기

▷ 양·포·동 산업특구 운영 연장

2018년 9월 섬유 분야 특구로 지정된 ‘양주·포천·동두천 글로벌 섬유·가죽·패션 산업특구(양·포·동 산업특구)’의 운영 기간이 2027년까지 3년 연장됐어요.[17] 특화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사업 기간을 연장하고, 추진 과정에서의 여건 변화를 고려해 사업비 증액도 반영한다고 해요. 특구 연장 계획에는 신재생에너지 활용 등 노후 산업단지의 ESG 환경을 조성하고, 디지털 기술 도입 등을 반영해 섬유·가죽·패션 제조업을 탄소중립, 디지털 중심의 선진국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 육성하는 방안들이 포함돼요.

이런 산업 특구는 여러 지역에 지정되어 있어요. 대구광역시 중구의 교동귀금속골목은 2005년 패션주얼리특구로 지정됐죠.[18] 교동귀금속골목은 1970년대 대구역 남쪽의 교동시장 주변에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한 후 1980년대에 귀금속 골목의 면목을 갖추게 되었어요. 2011년에는 귀금속 제조공장, 바이어 상담실, 판매시설 등을 갖춘 패션주얼리전문타운을 준공하기도 했답니다.

전라북도 익산시의 ‘익산(IKSAN)-유(U) 주얼리 특화단지’는 익산 제3일반산업단지 내에 형성된 패션단지예요.[19] 2018년에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뿌리산업 특구단지로 지정받았죠. 2021년도부터 지금까지 4년 연속 산업통상자원부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에서 주관하는 특화단지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20] 앞으로는 인공지능(AI)디지털 마케터·라이브커머스 심화 교육이나, 익산형 친환경 주얼리 인증제도 구축·디지털 물류 촬영 시스템 도입 등의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해요.

▷ 산업통상자원부 간담회, 섬유패션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 발표

2024년 8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섬유패션 업계 간담회를 열고 ‘섬유패션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했어요.[21] 간담회에서는 현재 2%대인 산업용·친환경 섬유 분야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2030년에는 1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어요. 또한 친환경 전환 요구에 대응하고 섬유 산업의 디지털 전환, 첨단 산업용 섬유 등으로의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왔어요.
 
그 밖에도 한국섬유소재연구원에서는 경기도 섬유·패션 친환경 글로벌 인증 지원사업을 시행했어요.[22] 신규 친환경 인증에 드는 인증 비용과 컨설팅 비용의 최대 70%를 지원하는 사업이었답니다.

▷ FITI시험연구원이 ISCC 공식인증기관으로 지정

2024년 4월 FITI시험연구원이 ISCC 협회(국제 지속가능성 및 탄소 인증 협회)로부터 ISCC 공식인증기관으로 지정받았어요.[23] FITI시험연구원은 섬유 패션, 소비재, 산업재료, 환경·바이오 분야 등을 중심으로 시험, 검사, 인증,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기관이에요.[24] ISCC는 EU의 재생에너지 지침에 부합하는 국제 인증 제도인데, FITI시험연구원은 리사이클 자원으로 생산된 제품을 증명할 수 있는 ISCC 인증을 도입했어요.[25] 2024년 11월에는 국내 최초로 ZDHC Supplier to Zero Level 2 Reviewer 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고 해요.[26]

4. 해외로 뻗어나가는 국내의 친환경 노력들

▷ 글로벌 친환경 리사이클 의류에 사용되는 대구산 원단

자라, 망고, H&M 등의 친환경 리사이클 의류 상당수가 대구산 원단을 사용한다는 소식도 있었어요.[27] 대구산 원단은 중국산보다 가격대가 높지만 염색 기술과 공정 과정에서 신뢰를 얻고 있어요. ‘동국섬유’의 경우 자라의 원단 공급처 중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릴 정도라고도 하죠.

지속가능 패션, 무슨 일이 있었나요? 2024년 주요 이슈 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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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촘촘해지는 해외 규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