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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은 사랑받는 패션뿐만 아니라 생활용품, 케이스, 가구, 카시트까지 다양하게 활용되는 소재에요. 그러나 가죽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가죽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동물 학대와 멸종 위기 동물/야생 동물 포획과 같은 이유 때문인데요. 동물 복지를 중심으로 한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패션 산업에서 모피, 가죽, 털 등 동물성 소재를 지양하고자 하는 흐름이 생기고 있어요. 이에 대한 대안으로 ‘비건 패션(Vegan Fahshion)’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 PETA에 따르면 비건 패션은 가죽뿐만 아니라 털, 모피 등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옷, 신발, 액세서리 등 패션 제품을 의미합니다. 코펜하겐 패션위크는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해 2022년 모피를 금지한 데 이어 2024년 3월 특수 피혁 및 깃털 사용을 제재하였어요. 최종적으로 2025년부터 런웨이에서 가죽이나 모피를 제외할 것이라는 계획도 발표했어요. 더불어 구찌, 샤넬, 베르사체, 코치, 랄프로렌, 나이키 등 유명 패션 브랜드들도 모피나 특수 가죽의 사용을 중단한다는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윤리적인 이유로 동물성 소재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 패션쇼 ‘비건 패션 위크(Vegan Fashion Week)’까지 생겼답니다.

1. 가죽이 마주한 비판: 동물학대, 멸종 위기 동물 포획

동물 복지와 생물 다양성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주로 비판되는 가죽, 그렇다면 환경에는 어떨까요? 가죽의 대체제로 흔히 쓰이는 PU(폴리우레탄)나 PUV(염화비닐수지)와 같은 합성 섬유는 화석 연료 기반이며, 제작 시 에너지 소모가 높고, 생분해가 되지 않아서 환경에 유해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반해 가죽은 동물성 소재로 천연 소재이며, 수명이 길고, 생분해 가능하다고 알려져 환경친화적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러나 동물의 피부가 가죽이라는 패션 소재가 되는 과정은 마냥 자연적이지는 않습니다. 가죽이 상품화되는 과정은 크게 도살과 원피 생산, 무두질(tanning), 염색, 마무리 단계로 나눌 수 있어요. 이번 글에서는 원피 생산과 무두질, 폐기에 초점을 맞추어, ‘천연’ 가죽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해요.

2. 가죽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

일상생활에서 가장 찾기 쉬운 가죽은 소가죽일 거예요. 소가죽의 원피는 축산업과 낙농업에서 길러진 소를 도살하여 얻습니다. 어차피 식용으로 도살되는 동물의 피부를 소비하지 않으면 아깝게 폐기되니, 가죽으로 사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으로 들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영국 가죽 산업 무역 협회 Leather UK는 가죽 산업이 축산업계의 잔여물/부산물을 활용하는 것을 “업사이클링”이라고 표현하며, 이것이 가치 있고 다용도의 제품을 생산하는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다고 주장했어요. 

하지만 가죽을 축산업의 ‘부산물’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요. 가죽을 비판하는 단체들은 축산업계가 가죽으로 상당한 이익을 얻는 만큼 가죽은 축산업의 부산물이 아니라 육류와 함께 축산업에 포함된 하나의 제품이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해요. 수소를 도살했을 때, 육류 이외에 다른 것들(장기, 발굽, 지방, 뼈, 혈액 등)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전체 수익의 10%를 차지하고, 그중 절반은 가죽이 차지해요. 호주 육류 회사인 Meat & Livestock Australia는 시장조사 보고서에 매년 소가죽을 소의 부산물이 아니라 연산품(CO-product)으로 분류하고 있어요. 2024년 세계 가죽 제품 시장 규모는 4조 680억이고, 향후 십 년 동안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어요. 가죽은 하나의 상품으로서 수익성을 가지고 있어요. 따라서 가죽 생산의 주목적은 폐기물 처리와 감소보다는 수익 창출로 봐야 할 거예요.

2.1. 원피 생산

소가죽의 원피를 생산하는 축산업의 환경오염도 빼놓을 수 없어요.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주범으로 공장식 축산으로 꼽히고 있어요. 2013년 유엔식량농업기구의 보고서 <가축을 통한 기후 변화 대응>(Tackling Climate Change Through Livestock>에 따르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중 14.5%는 축산업이 차지해요. 이는 자동차, 비행기 등 전 세계에 있는 모든 교통수단에서 배출된 온실가스보다 높은 수준이에요. 
축산업에서 배출되는 주요 온실가스는 메탄으로, 소와 같은 반추 가축의 분뇨 처리와 장내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이에요. 소가 지구온난화에 끼치는 영향은 엄청난데,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따르면 소가 중국과 미국에 이어 온실가스를 세 번째로 많이 배출하는 나라라고 할 정도에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강력한 온실가스로, 2022년 IPCC 보고서는 메탄 배출량을 3분의 1로 줄일 것을 요구하며, 축산업이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감소를 중시하고 있어요. 

세계자연기금 WWF는 목장 운영이 아마존의 삼림 파괴의 80%에 책임이 있으며, 생물다양성 손실, 화재 위험 증가, 토양 침식 문제에 기여하기 때문에, 축산업에 덜 의존하는 글로벌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함을 강조했어요. 세계태닝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가죽 생산량은 소가죽이 67%, 양가죽 12%, 돼지가죽 11%, 염소 가죽 10%, 그밖에 사슴, 도마뱀, 악어 같은 나머지 가죽은 0.5% 차지해요. 대부분 육식으로 소비되는 동물이 가죽으로도 소비되고 있어요. 이처럼 축산업과 가죽 산업 사이의 연결은 긴밀해요. 축산업이 지속 가능한 산업이 아닌 이상, 가죽도 지속 가능한 산업이 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가죽은 높은 수의 탄소 발자국을 가지고 있어요. 가죽 산업을 위한 UNIDO 글로벌 포럼 Leather Panel은 도축 이후 가죽 공정의 탄소 배출량을 계산할 때, 1제곱미터의 소가죽이 17kg의 탄소발자국을 갖는다는 데이터를 발표했어요. 이는 무두절 공정, 화학 가공, 운송 등에 따른 탄소 배출만 고려한 것이에요. 이에 비해 인조 가죽의 총생산 과정의 탄소 발자국은 15.8kg이에요. 
가죽 산업이 축산업의 탄소 배출을 고려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조 가죽의 총 탄소 발자국은 가죽의 것보다 작아요. 만약 동물의 사육, 도살과 같이 원피를 생산하는 전체 과정을 따진다면 가죽의 탄소 발자국은 더 늘어날 거예요. 앞서 말한 Leather Panel의 보고서는 가죽 산업의 영향 중 농장 배출량을 포함한 영향 추정치도 계산하고 있어요. 이에 따르면, 천연 소가죽으로 만든 가죽 부츠는 합성 가죽으로 만든 부츠보다 탄소 발자국의 약 7배 더 많아져요. 이것만 보고 합성 가죽의 소비를 정당화해서는 안 되겠지만, 가죽 산업의 탄소 배출량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원피를 얻기 위한 소 목장의 토지 사용은 비효율적이기도 합니다. 브라질산 가죽으로 가죽 지갑 10개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1헥타르의 산림이 파괴돼요. 소 목장을 만들기 위해 그 자리에 원래 있던 삼림은 파괴되고, 생물다양성이 저해되기도 해요.

동물의 피부를 바로 제품으로 사용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소재로 만들기 위해서는 화학 처리가 필요해요. 가죽을 피혁 하는 과정인 무두질(tanning) 혹은 제혁에선 동물의 피부에서 살, 지방, 털을 제거하고, 가죽에 유연성과 내구성을 더하고, 쉽게 부패하지 않도록 화학 처리를 하고 다듬는 일을 해요. 무두질 과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 있을까요?

Collective Fashion Justice의 보고서 중 Planet 편에 따르면 무두질 과정에서 사용되는 크롬, 납, 비소, 코발트, 아연을 비롯한 170가지 화학 물질은 대기 오염, 동식물을 포함한 야생 동물에 위험을 가하고, 다양한 형태의 유해 폐기물을 발생시켜요. 제혁소에서 나오는 모든 폐기물과 유출물은 오염 물질이 되며 노동자와 환경 모두에 해를 끼칠 수 있어요. 또 가죽 제품의 약 80%는 크롬 태닝을 통해 생산되는데, 크롬 태닝에 활용되는 6가 크롬은 발암 물질로 사람, 동식물, 환경에 특히 유해해요. 크롬은 인간에게 흡수되는 방식에 따라 폐암, 비강암, 천식, 기관지염, 후두염, 호흡기 질환, 피부염 등 무수히 많은 질병 일으킬 수 있어요.

무두질 과정은 엄청난 양의 에너지와 물을 소비하기도 해요. 유네스코-IHE 및 산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CIRCUM FAUNA의 계산에 따르면, 평균 소가죽의 물 발자국은 104,310리터이며, 표준 부츠 한 켤레에 필요한 가죽의 양은 12,334리터의 물보다 약간 적다고 합니다. 이 수치는 목장에서 도살까지만 포함한 물 발자국으로서, 여기에 무두질 과정의 물 사용량까지 더하면 물 발자국은 12,370리터까지 증가합니다. 이 양은 한 사람이 17년 동안 충분히 마실 물의 양과 같아요. 실제로 중국 제혁소의 물 발자국은 매년 140만 세제곱미터로 추정되며, 이탈리아 산타 크로체의 무두질 지역에서만 매년 약 600만 세제곱미터의 물이 소비되고 있어요. 브라질 무두질 과정에서 쓰이는 연간 물 소비량은 55만 명의 주민의 물 소비량과 같다고 해요.

2.2. 무두질

이 과정에서 물은 소비되는 것뿐만 아니라 오염되기도 합니다. 사육장, 도살장뿐만 아니라 무두질 공장에서 배출되는 동물의 배설물, 피, 약물, 화학 물질은 수로를 따라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어요. 전前 무두질과 무두질 과정이 가죽 산업에서 일어나는 총오염의 90%를 차지하고 있어요. 전 무두질 과정은 PH 수준에 차이를 일으켜 무두질에서 배출된 폐수의 화학적 산소 요구량(COD), 총 용해 고형물(TDS), 염화물과 황산염을 증가시킨다고 해요. 이에 따라 어마어마한 양의 고체 폐기물과 산업용 오수가 발생하고 있어요. Collective Fashion Justice의 보고서는 매년 약 6억 세제곱미터에 달하는 폐수가 무두질 공장에서 배출되며 이는 분해가 잘되지 않고 절반 이상이 환경으로 다시 방출된다고 지적해요.

이런 위험성 때문에 미국과 유럽의 여러 국가는 가죽 가공 점차 중단하는 추세예요. 그리고 무두질, 염색과 같은 가죽 가공 산업은 중국, 인도, 방글라데시와 같은 저개발국가로 이동하고 있어요. 이 나라들은 노동권과 환경 기준이 매우 느슨하고, 오염물질 처리할 자본과 기술이 부족해 환경 오염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어요. 400개의 무두질 공방이 모여 있는 가죽 생산 집결지인 인도 칸푸르에선 하루에 22톤 이상의 무두질 폐수를 매일 갠지스 강으로 배출하고 있고, 이는 강과 토양, 지하수 오염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노동자와 지역 사회 공동체의 건강 위협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하자리바그 인근 지역 무두질 공장 인근도 심각합니다. 이곳은 2014년 지구상에서 가장 독성이 강하고 오염이 심각한 곳 중 하나로 평가되었어요. 천연 가죽 염색으로 유명한 모로코 도시 페즈도 무두질과 염색 이후 부패/불량 가죽과 털, 지방, 고깃덩어리 등 잔해물들(고체 쓰레기)이 하천에 그대로 방류돼 쓰레기로 쌓이고, 화학 약품을 사용한 뒤 정화하지 않고 배출되어 하천이 오염되었어요. 노동자들이 염료 통에 직접 들어가 일하기 때문에, 피부에 독이 오르기도 한다고 제보되었어요. 동물의 피부는 탄저균 번식지이기도 하여, 제혁소 부근의 땅과 물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가죽의 강점 중 하나는 내구성이에요. 가죽은 오래 튼튼하게 신을 수 있지만 문제는 현대인들은 가죽이 닳을 때까지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데 있어요. VIVOBAREFOOT에 따르면 신발 사업에서만 매년 220억 켤레의 신발이 매립지로 버려진다고 해요. 수명이 길다는 이유로 환경친화적이라고 하기엔 패스트 패션 시대에 패션 제품들은 너무 빨리, 많이 버려지고 있어요.

그래도 가죽은 자연에서 온 소재이기 때문에 생분해가 가능하다고 여겨져요. 가죽이 자연적으로 분해가 되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소요될까요? 자연적이고, 가공되지 않은 동물 가죽은 생분해가 가능하며, 비교적 짧은 시간에 분해됩니다. 그러나 패션 산업에서 가공된 가죽은 종류에 따라 10~50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가죽의 생분해 가능성을 연구한 Ya-nan Wang, Yuxin Zhang, Zhen Wang의 논문(2024)에 따르면 크롬 태닝을 거친 가죽일수록 생분해 가능성은 떨어집니다. 화학 물질을 포함한 무두질 과정은 가죽을 안정화하고, 내구성 있고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데, 이 과정은 가죽 섬유질의 화학 성분을 바꿔서, 그 효소가 분해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에요. 마무리 단계에서 첨가되는 신발 광택제나 장식을 위한 다른 요소들(지퍼, 잠금장치, 버클)은 가죽 신발이 완전히 생분해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해요. 여러 요소가 부착된 가죽 제품은 거의 분해 불가능한 것이죠. 고무나 플라스틱까지 부착된 가죽 신발은 구성에 따라서 분해가 100년 이상 걸릴 수도 있고 혹은 영원히 불가능할 수도 있어요. 

2.3. 폐기

서두에서 언급했듯, 가죽의 대안으로서서 비건 패션이 등장했어요. 비건 패션 중 하나인 비건 가죽은 기존 동물 가죽의 질감을 모방하면서도 동물성 소재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 소재를 말해요. 비건 가죽의 원료는 폴리우레탄, 폴리에스터와 같은 플라스틱 합성 섬유부터 선인장, 파인애플, 사과 등 다양해요. 비건 가죽 산업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요. 영국 시장조사 기업 아이디테크엑스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비건 바이오 기반 가죽 시장의 2024-34년 연평균 성장률을 37.4%로 예측했어요. 

비건 패션은 기존 가죽이 가진 동물복지와 환경 문제에 맞서 발전해 왔지만, 문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에요. 비건 가죽이 PVC(염화비닐수지)와 같이 화석 연료를 기반으로 한 플라스틱, 합성 섬유로 제작되는 경우 환경 오염의 여지가 크기 때문이에요. 이러한 소재는 제조 과정에서 에너지 사용도가 높고, 유해 화학 물질이 사용될 수 있으며, 생분해와 재활용이 어려워요. 동물 가죽보다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죠. 패션 브랜드들은 이런 정보를 숨긴 채 합성 소재로 만든 제품을 ‘비건 패션’으로 홍보하고 있어요. 소비자는 단지 ‘비건 패션’이라는 단어만 보고, 그 제품이 동물 복지를 보장하고, 친환경적이라는 인식을 받을 수 있어요.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분해되는 데 수백 년이 걸릴 수 있는 합성 소재를 친환경으로 표현하는 것은 그린워싱의 사례로 볼 수 있어요.

3. 비건 가죽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동물 복지와 환경 보호를 모두 보장하기 위해 많은 신소재 개발 기업과 패션 브랜드들은 지속 가능한 비건 가죽 개발에 힘쓰고 있어요. 포도 가죽, 선인장 가죽, 사과 가죽, 파인애플 가죽, 버섯 가죽, 산업용 대마 가죽을 친환경적인 비건 가죽의 예시로 들 수 있어요. 이러한 비건 가죽은 자연 성분에서 유래했으며, 생분해가 가능하고,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성분으로 제작되었어요. 이처럼 가죽 대체품을 위한 연구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패션 브랜드들도 적극적으로 비건 가죽을 제품에 활용하는 중이에요.

파인애플 폐기물로 만든 ‘피나텍스’는 H&M부터 샤넬까지 다양한 브랜드가 사용 중이라고 해요. 와인 산업에서 나온 포도 폐기물로 만든 ‘비제아’는 독성 화학물질과 중금속 또는 기타 위험한 용매를 사용하지 않고 제작되었고, 캘빈클라인과 가니, 판가이아가 도입하였어요. 버섯 가죽은 버섯 곰팡이 세포에 폐 톱밥을 먹여 대형 균사체를 만들어 제작되고, ‘마일로’와 ‘리쉬’와 같은 기업이 개발 중이라고 해요. 특히 리쉬는 크롬을 사용하지 않는 가죽 가공법 및 염색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가죽과 거의 비슷한 재질과 촉감을 가진 버섯 가죽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어요. 명품 브랜드들도 바이오 신소재 개발에 힘을 쏟고 있어요. 구찌의 ‘데메트라’, 발렌시아가의 ‘루나폼’, 에르메스의 ‘실바니아’(에르메스)가 그 사례입니다. 이러한 바이오 신소재 비건 가죽은 동물 가죽과 유사한 질감이지만 두께도 맞춤 설정 가능하며 뛰어난 내구성을 가지고 있어요. NFW(Natural Fiber Welding)는 가죽 대체품 ‘미룸’을 출시했어요. 미룸은 천연고무, 식물성 오일과 밀랍, 천연 색소와 미네랄을 비롯한 천연 소재로 제작되었으며, 무한 재활용이 가능한 최초의 플라스틱 프리 비건 가죽으로 의미가 있답니다.

세포배양 방법으로 동물 가죽을 생산하는 기술도 개발되었습니다. 구찌, 발렌시아가, 보테가베네타, 생로랑 등 최고급 브랜드를 거느린 프랑스 명품 패션 그룹 케링은 2022년 대체 가죽 제조 스타트업 ‘비트로랩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참여했어요. 회사 측에 따르면 세계 최초로 동물 가죽 조직을 복제해 세포배양 가죽 시험 생산에 들어갔으며, 샘플링된 동물의 세포는 단 몇 주 만에 동물 가죽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해요. 소에서 세포를 채취한 다음, 피부 세포가 무한히 재생될 수 있는 자연조건을 재현하고, 이 영양이 풍부한 환경에서 세포는 동물 가죽과 동일한 내구성과 고급스러운 특성을 가진 조직이 될 때까지 배양하는 원리입니다. 소의 생체조직 검사 한 번으로 수백만 개의 핸드백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기존의 동물성 가죽 산업에서도 대안을 위한 노력을 찾아볼 수 있어요. 먼저, 가죽 산업은 기업과 제작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면서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고자 합니다. Leather Working Group(LWG)은 환경적 측면에서 문제 제기 받아온 기존의 가죽 산업을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예요. 이 단체는 2005년부터 물과 에너지 사용량, 폐기물과 폐수 관리, 대기와 소음 배출, 추적 가능성, 건강과 안전, 화학성분 관리, 성분 제한과 MRSL 준수와 같은 7가지 기준을 통해 가죽 제작을 심사하는 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어요. 현재는 기준이 세분되어 17가지로 늘어났습니다. 가죽 산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환경 평가를 위한 기준을 마련하는 시도는 의미가 있지만, Collective Fashion Justice는 Leather Working Group의 인증 기준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합니다. LWG는 무두질 과정만 심사에 포함하고 있는데, 가죽 산업 중에서 무두질 과정이 일으키는 화학적 환경 오염과 노동자의 건강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무두질 과정의 심사 절차는 2일 동안만 진행되며, 이 인증은 이 년까지만 유효합니다. 무두질 과정의 노동자의 건강과 복지에 대한 사회적 심사는 부재한 상태이기에 총괄적인 평가로 보기에는 어려울 수 있어요. 또한 무두질 이외에 가축 농장, 생물 다양성, 물, 토지에 미치는 영향과 같이 가죽 산업의 공급망의 여러 중요한 측면을 다루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기존 가죽이 가지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다양한 방식을 채택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Parker Clay는 지역을 기반으로 소규모 생산을 하고 화학 공정이 아닌 전통적인 방식을 통해 가죽을 제작하는 가죽 기업이에요. Carl Friedrik나 Billy Tannery처럼 화학 성분을 사용하지 않고, 크롬 무두질 대신 베지터블 무두질(Vegetable Tannery)을 활용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화학적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Recyleather과 같은 기업은 버려지는 가죽을 재활용하여 제품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폐기물 감축, 재활용에 초점을 맞추어 가죽 소재가 가진 장점을 활용해 환경 피해를 줄입니다.

환경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천연가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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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죽이 마주한 비판: 동물학대, 멸종 위기 동물 포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