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 LABEL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LONG LABEL
기획
2024.10.31

버리는 옷 VS 버려지지 않는 옷

Keyword

수선/재사용중고판매(리세일)
Editor’s Note

여러분은 옷을 몇 년 정도 입고 버리시나요? 평생 살며 우리가 입는 옷은 몇 벌일까요? 그렇게 버려진 옷들은 모두 어디로 갈까요? 유럽연합의 자료에 따르면 유럽을 기준으로 했을 때 사람들은 거의 26킬로의 섬유를 사용하고 11킬로 정도를 매년 버리게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버려진 옷 중 일부는 유럽 바깥의 국가로 수출이 되고, 87%가 되는 대부분은 소각되거나 매립됩니다. 그리고 1% 정도의 옷만 새로운 옷으로 재사용된다고 해요. 한국에서 또한 버려지는 옷 문제가 심각합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발생한 폐의류는 약 10만 6,536톤, 2021년에는 11만 8,386톤입니다. 폐섬유는 2022년 36만 8,397톤, 2021년 19만 6,048톤이 배출되었어요.

버려지는 옷이 발생시키는 문제

쌓인 옷 쓰레기 더미 위에서 소가 옷을 뜯어먹는 사진이나 영상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2021년 방영된 KBS 환경 스페셜 다큐멘터리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에서는 의류와 연관된 여러 문제를 보여주었습니다. 그 장면 중 하나가 의류 폐기물 사이에서 낡은 섬유를 씹고 있는 소의 모습이었습니다. 버려지는 옷은 어떤 문제들을 발생시킬까요? 우선 버려진 의류 폐기물들이 처리되는 방식에 따라 그 문제가 조금씩 다릅니다. 버려진 의류 폐기물이 처리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 매립, 소각, 수출입니다. 그중 73%는 매립 혹은 소각됩니다. 각 방법에 따른 문제점을 살펴볼게요.

<매립>

폐기물의 매립은 메탄 등의 가스를 발생시킵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에 더 강하게 기여하는 온실가스에요. 의류 폐기물을 또 쉽게 분해되지 않는데요, 분해 기간을 보면 티셔츠는 대략 6개월, 모직 의류는 1년, 나일론 천은 3~40년, 가죽구두는 25~40년이 걸린다고 해요. 의류를 만들 때 하나의 소재만을 사용하지 않고 여러 소재가 섞여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더 긴 기간이 걸릴 수도 있어요. 게다가 폐기물이 썩기 위해서는 특정 조건과 환경이 갖추어져야 하는데, 그것이 맞지 않다면 썩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죠. 매립지에 영영 남겨지는 것입니다.

<소각>

다음은 소각입니다. 쓰레기를 태울 때 발생하는 문제도 복합적이죠. 쓰레기 1톤이 연소될 때는 약 1.1톤의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방출돼요. 이는 폐기물의 종류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의류의 대부분이 플라스틱 혼합 섬유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독성 화합물이 배출될 수도 있죠. 소각을 친환경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소각 과정에서 에너지를 사용하는 시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고려하면 완전히 친환경적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소각 자체의 에너지 사용량이 많아 소각 과정은 탄소 집약적이기 때문이에요. 소각 과정에서는 전력 생산으로 인한 탄소 집약도보다 2배나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고 해요. 또, 의류 폐기물의 경우 곰팡이가 피거나 화학물질 제한 규정에 벗어나는 경우에는 에너지 생산에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수출>

폐의류는 많은 경우 저소득국으로 수출됩니다. 재사용 명목으로 수출을 하지만 그 양이 많아서 재사용되기보다는 처리할 수 없는 쓰레기로 쌓이고 있다고 해요. 한국은 옷 쓰레기 수출량이 세계 5위입니다. 매년 30만 톤 이상의 중고 의류를 수출하고 있지요. 2022년 기준 인도와 말레이시아에 각각 7만 톤을 수출했고 기타 아시아 국가, 아프리카 국가에도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소득국으로 수출된 쓰레기는 그곳의 매립지에 쌓여 주변의 환경을 오염시키고, 사람들의 삶을 둘러쌉니다.

버리는 옷이 만드는 문제: 수질 오염과 미세 플라스틱

폐섬유가 발생시키는 수질 오염 문제는 심각합니다. 티셔츠 한 벌을 만드는 데에는 물 2,700L가 필요해요. 이는 욕조 15개 분량을 의미하는데, 약 2억 명에 달하는 어린이가 심각한 물 부족으로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물 양을 단순히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의 문제도 있습니다. 의류 한 벌을 한번 세탁할 때 미세플라스틱이 대략 70만 개 방출된다고 합니다. 의류가 분해될 때는 12억 개가 발생한다고 해요. 바닷속속 플라스틱의 35%가 의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의류는 생산되는 과정에서 시작해 사용되고 버려질 때까지 계속해서 수질오염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죠.

버리는 옷이 만드는 문제: 생태계 위협

의류 폐기물의 플라스틱은 동물들에게도 위협이 돼요. 버려진 쓰레기를 동물이 먹기도 하고, 바다에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은 해양 생물들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에요. 그 물을 마신 육상 동물들에게도 플라스틱이 축적되는 문제가 있지요. 사람들도 그것에서 완전히 안전하지는 않고요. 오래 입고 버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언제나 그럴 수는 없는 일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옷을 ‘잘' 버릴 수 있을까요?

한국에서 의류를 버리는 방법: 의류 직접 거래

비교적 깨끗하고 다른 사람이 입을 수 있는 상태의 옷은 보통 의류 수거함으로 배출합니다. 이 옷들은 구제로 재판매되거나 해외로 수출돼요. 타인이 입을 수 없는 상태의 옷이라면 일반쓰레기로 배출합니다. 이렇게 버려진 옷들은 소각되거나 매립되겠죠. 또 다른 방법으로는, 의류 수거 업체에 옷을 직접 전달하고 보상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리클은 헌 옷 수거함에 옷을 버리는 대신에 온라인으로 수거 신청을 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모바일 앱으로 주로 이용되는데, 신청하면 수거업체가 직접 수거를 해 가고 그 보상으로 현금 혹은 포인트가 지급됩니다. 20개 이상의 의류가 모였을 때 신청이 가능하고, 의류 무게에 따라 kg 당 200~350원의 가격으로 보상이 지급됩니다. 직접 재판매가 가능한 상태의 옷은 의류 한 개 당 보상시스템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2021년 운영을 시작한 이 플랫폼은 2024년 10월을 기준으로 지금껏 15억 벌이 넘는 옷을 수거했다고 해요. 비슷한 플랫폼으로 런드리고, 차란 등이 있습니다. 런드리고는 본래 세탁 플래폼인데, 헌 옷 수거 서비스 또한 가능합니다. 포인트를 지급하고 있고, 사용자들은 이 포인트를 세탁 서비스 이용 등에 쓸 수 있습니다. 차란은 수거해간 의류를 기부하기도 하고, 재판매를 직접 하기도 합니다. 소비자들도 무게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도 있고, 판매금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도 있어요. 이러한 플랫폼들은 소비자들의 의류 폐기물 처리를 도와줍니다.

한국에서 의류를 버리는 방법: 공익 기부

상업 플랫폼을 통한 거래뿐만 아니라 공익 단체나 기관에 옷을 기부하는 것 또한 가능해요. 예를 들어, 아름다운 가게가 있지요. 아름다운 가게는 2002년부터 의류를 기부받아 판매하는 중고 가게에요. 전국에 110개 정도의 매장이 있습니다. 이용자들은 옷을 기부할 수 있고,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기부받은 의류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합니다. 판매 수익은 저소득층 지원 혹은 자원 재활용에 활용한다고 해요. 지역사회, 기업 등과 연계하여서도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가게는 오래된 의류 기부 단체랍니다. 옷캔은 2009년 시작된 비영리 단체에요. 의류를 기부받아 국내외 취약계층에게 전달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이 있는 아름다운 가게와 달리 옷캔은 직접 취약계층에게 의류를 전달합니다. 쉽게 기부할 수 있는 문화를 형성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고 해요. 이용자들은 택배로 옷을 보내면 됩니다. 옷 기부와 더불어 저소득국 지원 및 교육 사업 등을 하기도 하고, 기부자들이 봉사에 참여할 수 있는 활동들도 진행합니다. 업사이클링, 폐의류 자원화 연구, 소각방지 정책제안 등 지속가능한 의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여러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의류를 버리는 방법: 기업의 헌 옷 수거

기업에서 직접 헌 옷을 수거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파타고니아는 2021년부터 테이크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명이 다 된 면 제품을 매장에 비치된 테이크백 상자에 담으면 재활용이 됩니다. 100% 면 소재로 만든 의류이므로 이것으로 새로 섬유를 만들어, 또 새로운 옷을 만드는 사이클이 형성되는 것이죠. 파타고니아는 모든 면 티셔츠가 이 순환 시스템에 있을 수 있기를 지향한다고 해요. 현재 69%의 제품을 리사이클 소재를 활용했다고 합니다. 소비된 이후의 자제, 포스트 컨슈머 리사이클의 비율을 높여 온실가스 배출량, 폐기물 양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H&M, 자라 등의 패스트패션 브랜드에서도 헌 옷을 수거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수거한 옷을 H&M에서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재사용이 어려운 제품은 청소 걸레 등으로 재활용한다고 합니다. 자라 헌 옷 수거함을 두고 있습니다. 헌 옷 판매 수익금은 국내 비영리 단체 지원에 이용된다고 해요.

의 해석

옷이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한 어떤 옷들은 계속해서 버려질 거예요. 소비자로서 구매할 때부터 버리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더불어 생산자들의 책임 강화도 필요해요. 재활용이 어려운 소재, 디자인 등은 자원의 순환고리를 끊어버리죠. 심지어 한 번도 사용되지도 않은 의류를 버리는 재고 처리 관행 등도 개선될 필요가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섬유 및 패션업체를 대상으로 한 재고 의류 발생 감소 및 소각 금지, 재활용 및 재생원료 사용의무 등 생산자 책임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 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잘 버리는 법'은 버리지 않는 법, 순환고리를 형성하는 법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됩니다. 롱레이블과 함께 고민해 나가 보는 건 어떨까요?

관련자료

① 대구광역시, 쓰레기 썩는 기간. https://www.daegu.go.kr/env/index.do?menu_id=00932929 ② 블리스고, 옷버리기, 헌옷 버리는 법 https://blisgo.com/%EC%9D%98%EB%A5%98%EC%88%98%EA%B1%B0%ED%95%A8/%EC%98%B7-%EB%B2%84%EB%A6%AC%EA%B8%B0/#:~:text=%EB%B2%84%EB%A6%AC%EB%8A%94%20%EB%B0%A9%EB%B2%95,(%EC%A2%85%EB%9F%89%EC%A0%9C%EB%B4%89%ED%88%AC)%EB%A1%9C%20%EB%B2%84%EB%A0%A4%EC%9A%94. ③ “물속 미세플라스틱 35%가 옷에서?” 친환경 공정 도입하는 의류기업들, 동아일보, 2022.07.26.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20726/114650907/1 ④ 큐레터, 헌 옷 수거 대신 옷장정리라고 해줘요! 뜨는 중고의류 플랫폼 체크, 2024.05.20. https://www.i-boss.co.kr/ab-6141-64085 ⑤ 키즈현대, 의류 폐기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기!,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7363881&memberNo=7441963&vType=VERTICAL ⑥ 홍수열, 한국은 옷 쓰레기 수출 '세계 5위'… 합성섬유든 천연섬유든 민폐다, 한국일보, 2023.07.05.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3070311010004354 ⑦ 유럽연합, The impact of textile production and waste on the environment (infographics), 2020.12.29 발행, 2024.03.21 수정 https://www.europarl.europa.eu/topics/en/article/20201208STO93327/the-impact-of-textile-production-and-waste-on-the-environment-infographics ⑧ Marilia Pupo, Managing waste to fight climate change, ZERO WASTE EUROPE, 2020.03.13. https://zerowasteeurope.eu/2020/03/managing-waste-to-fight-climate-change/

관련 글
  • '우리 지역에서 옷 만들어 입기' 가능할까요?
    기획

    '우리 지역에서 옷 만들어 입기' 가능할까요?

  • 유럽 VS 한국
지속가능 패션을 실천하는 방법들
    기획

    유럽 VS 한국 지속가능 패션을 실천하는 방법들

  • 전환 VS 절감
에너지를 바라보는 패셔너블한 방법들
    기획

    전환 VS 절감 에너지를 바라보는 패셔너블한 방법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