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패션, 친환경 패션, 물 사용, 물 절감, 생태공장, 면화 생산, 데님, 롱레이블, longlabel, 리마인드얼스, remindearth

● 스파오의 ‘에코 데님’
 스파오는 2019년 친환경 소재와 오존 공법을 활용한 ‘에코 데님’을 출시했어요. 수질 오염을 일으키는 화학 약품 워싱 대신 ‘오존 가공’ 방식을 이용해 워싱 효과를 극대화하고 물과 약품 사용은 최소화한 원단이에요. 오존을 통해 산화시키는 방식을 이용해 기존 방식에 비해 물과 화학 약품은 95%, 전기 사용은 40% 절감할 수 있다고 해요. 2023년까지 데님 상품의 100%를 친환경 소재로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100개 이상의 스타일로 에코 데님을 확장했죠.

 에코 데님은 3가지 종류로 나뉘어요. ‘재활용 소재로 만든 데님(RE-USEDCOTTON)’은 원단의 직조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버려지는 최고급 섬유의 부산물을 재가공해 제작합니다. ‘천연 재배 원단 데님(COTTONUSA)’은 재배 과정에서 물과 살충제를 적게 사용해 만들고, ‘친환경 공법으로 제작된 데님’은 원단 가공 과정에서 물과 전기 낭비를 줄이는 방식을 이용해요.


● 리바이스의 Water<Less 기법
 Water<Less는 물 사용을 줄이기 위해 리바이스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여러 가지 공법을 통칭하는 말이에요. 21가지 종류의 기법을 포함하고 있으며, 완성된 제품이 어떤 모습을 하기를 원하는지에 따라 방법들을 취사선택해서 사용한다고 해요. 리바이스는 Water<Less 방식을 통해 20억 리터의 물을 재활용했어요.

 Water<Less 기법 중 자주 사용하는 것들을 몇 가지 살펴보면, 먼저 연화제와 물 대신 딱딱한 물건을 이용해 옷을 부드럽게 만드는 방식이 있어요. 옷을 골프공이나 플라스틱 병뚜껑, 고무공 등과  함께 건조기에 돌려서 부드럽게 만드는 방식이죠. 이 방식은 청바지 한 벌 당 4.4리터의 물을 절약할 수 있어요.

데님 원사를 가공할 때는 원사에 풀을 먹이고 옷을 다 만든 후에 풀을 없애는 작업을 한다고 해요. 물에 녹을 수 있는 풀을 사용해서 녹이는 과정의 횟수를 줄이는 방식도 있죠. 이때는 청바지 한 벌당 5.9리터의 물을 절약하게 돼요.

 풀을 녹이는 과정과 연마하는 과정을 합쳐서 진행하는 기법도 있어요. 원래대로라면 풀 녹이기, 헹구기, 연마, 헹구기의 4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2단계로 줄여서 진행하죠. 청바지 한 벌당 11.8리터의 물을 절약하는 방식이라고 해요.


3-4. 물 사용과 오염을 줄이면서 만드는 데님

 패션 업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비영리단체 GFA(Global Fashion Agenda)와 컨설팅 회사 BCG(Boston Consulting Group)의 조사에 따르면, 2030년까지 패션 업계가 사용하는 물이 지금보다 50%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2030년까지 물의 수요와 공급 사이의 간격이 40%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하는데, 패션 산업에서 물을 과도하게 사용한다면 물 부족 문제를 심화하는 결과를 불러올 거예요.

1. 도대체 물을 얼마나 사용하는 걸까요?

 하지만 우리는 패션 산업의 각 분야와 브랜드가 물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죠. 브랜드 차원에서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며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지만, 물의 사용과 관리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고 있지 않아요. 2018년에는 약 2,000건의 사례가, 2022년에는 약 9,000건의 사례가 조사되며 점점 물 사용에 대한 논의도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어요. 공개된 정보 중에는 물을 어디에 어떻게 소비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것보다 더 많이 공개되었다고 해요.

 물 사용에 대한 정보가 얼마나 숨겨져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조사 결과가 있어요. 패션 브랜드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온 단체 굿 온 유(Good On You)의 조사 내용을 참고하면, 큰 브랜드의 77%가 물 관리에 있어서 0점을 받았다고 합니다. 정보를 공개하지 않거나 최하점을 받았다는 의미예요. 큰 브랜드의 84%는 물 사용과 관한 목표를 세우지 않고 있었고, 94%는 로컬 범위에서 물 사용 영향평가를 하지 않았죠. 87%는 폐수를 측정하지 않고 있다고 해요. 이처럼 패션이 물을 많이 사용한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는 것에 비해 구체적인 정보는 전달되고 있지 않아요.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를 알아보고 현명하게 소비하기 어려운 상황이죠.

 대부분의 옷에 사용되는 면의 원자재인 면화는 패션 업계의 물 사용량을 높이는 주범이에요. 면 티셔츠 한 장을 생산하는 데 약 2,700리터의 물을 사용하는데, 매년 전세계에서 약 20억 벌의 티셔츠가 팔린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소모되는 것이죠. 면화가 상업용 작물 중 가장 물을 많이 소모한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어요.

 면화 1kg을 생산하는 데는 생산 방식에 따라 7,000 ~ 29,000리터의 물이 소모됩니다. 면화를 생산하기 위해 땅을 개간하는 경우에는 이미 물 스트레스가 심각한 지역에 추가적인 부담을 끼칠 수 있어요. 지하수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지하수를 고갈시켜 물 부족을 초래할 수 있죠. 인도와 파키스탄, 중국, 미국의 일부 지역과 튀르키예 등이 피해를 입고 있어요.

 그 중 특히 면화 재배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겪고 있는 인도의 사례를 살펴볼까요? 인도에서의 면화 재배는 다른 지역에 비해 물을 더 많이 소모해서 문제가 되고 있어요. 물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수질오염에 취약하기 때문이죠. 인도의 면은 대부분 건조한 지역에서 재배하는데, 지하수 이용량에 제한을 두지 않아서 물 부족이 심화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인도 북서쪽의 건조한 지역에서는 우물의 58%가 물의 양이 크게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는다고 해요.

 또한, 면화 재배 과정에서 사용하는 살충제나 제초제도 문제를 일으킵니다. 인근의 강에 흘러들어간 살충제가 환경 오염을 일으키기도 하고, 제초제를 견디는 ‘슈퍼 잡초’가 생겨나 점점 더 강한 제초제를 사용해야 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기도 해요.


2. 의류를 만드는 과정에서 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는?

2-1. 면화 재배

 패션 산업이 일으키는 수질 오염의 20%는 원단을 가공하고 염색하는 과정 때문이에요. 염색 과정에서 후처리되지 않고 방류되는 오염수가 수질 오염을 일으키죠. 원자재를 원단으로 가공할 때 약 8,000가지의 화학약품이 사용되며 공장 한 곳이 원단 1톤 당 약 200톤의 물을 사용한다고 추정하기도 해요.

 염색에 사용되는 염료에는 황, 나프톨, 질산염, 아세트산 등의 혼합물과 구리, 납, 카드뮴, 수은, 니켈 같은 중금속이 섞여 있습니다. 그밖에도 염료를 고정하기 위해 이용하는 포름알데히드, 염소 처리를 한 얼룩 제거제, 탄화수소가 포함된 연화제, 생분해되지 않는 여러 화합물이 수질 오염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해요.

 염색 폐수를 강에 버리면 기름기 있는 찌꺼기가 물에 들어가서 혼탁도를 높이고 악취를 풍기게 합니다. 태양빛의 투과를 막아 광합성을 방해하고 수상 생태계를 파괴하기도 해요. 물과 대기 사이에서 일어나는 산소의 교환을 방해하며 물의 정화 능력을 악화시키는 문제도 일으키죠.


2-2. 염색

 청바지에 쓰이는 데님은 원단을 표백, 염색, 가공할 때 물을 많이 소모하는 원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가 자체적으로 전과정평가를 진행한 결과, 청바지 한 벌은 생애주기 동안 총 3,781리터의 물을 소모한다고 해요. 미국의 한 가정이 3일 동안 쓸 수 있는 물과 같은 양이죠.

 데님 원단을 위한 면사를 짙은 남색으로 염색하는 과정도 물을 이용하지만, ‘워싱’ 단계를 추가적으로 거치며 물을 소모하는 원단도 많아요. 워싱은 일부러 원단을 세탁하면서 무늬를 입히는 과정이에요. 워싱 과정은 염소와 같은 부산물을 남기는데, 이러한 부산물은 관리되지 않고 배출할 경우 수질오염을 일으킵니다. 물 속의 산소를 고갈시켜서 수상 생태계에 피해를 입히기도 하고요.
면화 재배와 마찬가지로 데님을 생산하는 시설과 공급 체인이 이미 물이 부족한 지역에 위치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더 커져요. 데님 생산의 영향을 받는 지역에는 인도, 파키스탄, 멕시코, 중국,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등이 있다고 해요.

2-3. 데님

* 수치로 알아보는 패션과 물 사용

1) 패션 전과정에서 쓰이는 물 중 원단을 염색할 때 쓰이는 비율 85% (이후 인근의 수자원을 오염시키는 경우가 많음)
2) 티셔츠 한 장을 위한 면화를 재배할 때 쓰이는 물 3,250리터
3) 청바지 한 벌을 위한 면화를 재배할 때 쓰이는 물 8,183리터
4) 원단을 만들기 위해 전세계에서 일년간 사용하는 물 1,130억 리터 (면화 재배를 포함)
5) 매년 염색에 쓰이는 물 5조 9천억 리터


● 헴프
 헴프는 물을 적게 소모하고 살충제나 비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 소재예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는 장점이 있죠. 면화보다 물을 4배 적게 사용하고, 땅에서 얻은 영양분의 6~70%를 토양으로 되돌려주기도 해요. 상대적으로 농지를 적게 필요로 하기 때문에 면화 생산의 반 정도 크기의 땅만 있으면 된다는 것도 헴프의 장점입니다. 다만, 원자재를 유기농 방식으로 길렀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정말 친환경적인 소재를 사용할 수 있어요.


● 리넨
 아마로 만드는 리넨 또한 물을 적게 소모하는 소재입니다. 헴프와 마찬가지로 척박한 땅에서도 자랄 수 있으며 면화보다 물을 덜 사용합니다. 리넨으로 만든 셔츠는 생애주기 동안 6.4리터의 물을 소모한다고 해요. 면화 티셔츠가 2,700리터를 소모하는 것과 아주 큰 차이죠. 아마는 모든 부분을 활용할 수 있는 식물이기 때문에 리넨을 만들고 남는 폐기물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하지만 헴프처럼 정말 유기농으로 재배했는지 확인하는 것을 잊으면 안 돼요!

3. 물 사용과 오염을 줄이며 옷 만들기
 
3-1. 면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소재들


● 랄프로렌의 ‘컬러 온 디맨드’ 시스템
 미국의 패션 브랜드 랄프 로렌은 제품의 주문 수량에 맞춰 염색하는 ‘컬러 온 디맨드’ 시스템을 도입했어요. 농업화학 회사, 지속가능 의류 및 섬유 마감 회사, 섬유 염료 및 화학 전문 회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개발한 ‘컬러 온 디맨드’ 시스템은 염색 공정에 사용하는 화학 물질과 염료, 시간과 에너지를 줄이는 방식이에요. 의류 생산의 초기 단계에서 염색을 해야 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생산 과정 중 어느 단계에서나 염색할 수 있어 재고를 줄이는 효과를 낳기도 하죠.

 또한, ‘컬러 온 디맨드’ 시스템은 염색 공정에서 사용되는 모든 물을 재사용한다는 특징이 있어요. 해당 시스템을 통해 랄프 로렌은 물 사용률을 최대 40%, 화학 물질 사용률을 85%, 에너지 사용률을 90% 감소시켰다고 합니다. 랄프 로렌은 2025년까지 면 제품의 80% 이상에 ‘컬러 온 디맨드’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어요.


● 나우(블랙야크)의 가먼트 다잉
나우 역시 옷을 만든 이후에 염색하는 ‘가먼트 다잉’ 방식을 이용해 물 사용량을 줄이고 있어요. 만들어진 옷에 염색하는 방식인 ‘가먼트 다잉’은 필요한 원단에만 염색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낭비되는 물을 절약할 수 있죠. 나우는 해당 방식을 통해 염색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 사용량을 30%까지 줄이고, 정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도 줄였다고 해요. 또한, 독성이 약한 염료를 사용해서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3-2. 염색 과정의 변화

● 빗물을 재활용하는 컨티뉴
 컨티뉴는 자동차의 폐 가죽 시트를 재활용해 가방 등을 만드는 브랜드예요. 컨티뉴의 생태공장은 빗물을 받아 세척한 후 버려지는 물을 여과해 다시 세척수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물 재생 시스템을 통해 물을 절약하고 있어요. 이렇게 가방을 제작하면 1개를 제작할 때 기존의 가죽 가방과 비교해 평균 560리터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해요. 또한 컨티뉴는 화학 세제를 사용하지 않아 수질 오염을 줄이고 있어요. 대신 코코넛 오일과 베이킹 소다 등을 주원료로 해서 자체 개발한 친환경 세제를 사용한다고 해요.

color VS water 물을 적게 사용하며 만들 수 있는 옷은?

Keyword

1. 도대체 물을 얼마나 사용하는 걸까요?